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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페인

마드리드(Madrid) #1_솔광장/마요르광장/산미겔시장

by Nagnes 2022. 7. 25.

2019년 5월 22일 

마드리드 'Hostal Carrera'

 

마드리드의 첫 번째 숙소는 구글맵으로 찾은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 인근의 접근성이 좋은 곳이었다. 오래된 간판이 보이는 큰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니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오래된 엘리베이터가 '레디 고~!'를 준비하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장은 50~60대의 중년 아주머니였는데, 휴대폰 번역 앱을 켜고 스페인어로 부지런히 얘기를 하더니 영어로 번역된 문장을 보여 주었다. 숙박시설을 이용하면서 준수해야 할 주의 사항이었다.  "OK~" 그리고 그녀는 열쇠 꾸러미를 건네주면서 한 손으로는 우리가 며칠 동안 지낼 방을 가리켰다. 안내데스크와 가까운 곳의 방이었다.

 

방 출입문 맞은편에는 중정이 내려다보이는 창이 있었고 중정을 가운데로 빙 돌아가면서 방이 있는 듯했다. 오래된 가구와 침대는 깨끗해 보였지만 한눈에 봐도 고급스럽지는 않았다. 게스트하우스 느낌이 물씬 나는 적당한 크기의 방이었다. 조금 좁은 화장실은 흰색 대리석 타일로 마감되어 있었고, 하루 종일 햇볕이 들지 않는 곳이라서 그런지 한기가 느껴졌다. 우리는 마드리드에 무사히 도착한 안도감에 잠시 침대에 누웠다.

 

 

마드리드에 도착한 첫날이다.

5월 말 마드리는 저녁 9시 30분에 해가지기 때문에 체크인 후 호텔에서 보내기에는 해가 질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호텔을 나와서 인근 지역을 돌아보기로 했다. 

 

 

솔 광장 >> 마요르 광장 >> 산 미겔 시장

 

 

● 솔 광장(Puerta  del Sol)

 

'태양의 문 시계탑(Reloj de la Puerta del Sol)'_왕립 우체국 . 정부청사(Real Casa de Correos)

 

스페인 여행의 시작 그리고 스페인의 날씨,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 이미 낮이 길어진 5월 말 마드리드는 선선하고 쾌적한 날씨에서 따뜻하고 쾌적한 날씨로 넘어가는 시기다. 강수확률은 5월 말을 지나면서 급격히 낮아지고, 지중해의 햇살이 눈부신 하늘은 더없이 맑고 푸르다. 오후 9시 30분경 해가지기까지 길거리에는 활기가 넘쳐났다. 마드리드는 자카르타보다 5시간 늦고, 서울보다는 7시간이 늦다.

 

마드리드는 이베리아 반도의 중심, 이곳 솔 광장은 스페인 여행의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0KM' 지점, 이곳으로부터 스페인 사방으로 고속도로가 뻗어 나간다고 한다. 마드리드 시내를 여행하다 보면 시내의 중심인 이곳을 거의 매일 지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마드리드 쇼핑거리

 

 

 

 

 

[마드리드 거리의 오후 풍경] 지중해의 눈부신 태양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자유분방한 마드리드의 거리는, 나이와 국적과 성별을 구분하지 않은 사람들로 붐비고 오후의 햇살은 여행객의 발길마다 쫓아다니며 긴 그림자를 만들었다. 자카르타에 있었더라면 숙면을 취해야 할 시간이지만 저절로 생성되는 엔도르핀을 어떻게 제어할 수가 없었다. 마음도 분주해졌다.

 

 

● 마요르 광장(Plaza Mayor)

 

마요르 광장

 

스페인의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마요르 광장(Plaza Mayor)'   

 

마요르 광장

 

펠리페 3세 동상

 

마요르 광장

 

마요르 광장은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아름다운 프레스코 벽화, 레스토랑과 노천카페로 둘러싸여 있다. 마드리드가 스페인의 수도가 되면서 왕실의 공식행사, 투우, 시장 등이 열리는 광장이었지만 지금은 여행객을 비롯하여 친구와 연인들이 찾아오는 만남의 공간이 되었다.

 

세 차례나 불에 탔음에도 불구하고 왕과 평민이 함께 어우러졌던 마요르 광장은 원래는 성곽 외곽에 위치해 있었으나 상인들이 더 싼 물건을 팔러 왔기 때문에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플라자 델 아라발 (Plaza del Arrabal_성 외곽의 광장)로 알려졌다. 펠리페 2세에 의해 광장시장으로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마드리드에서 가장 큰 공공 공간이다. Mayor는 스페인어로 '큰, 연장자'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현대적 광장의 개념은 유럽에서 먼저 시작되고 발전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가 기원이다. 중세 도시들을 보면 성당이나 사원 중심, 전쟁을 대비한 폐쇄적인 도시구조가 열린 공간을 필요로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곳 마요르 광장에 앉아보니 건조하고 서늘한 여름 기후는 쾌적했고 열린 공간의 광장 문화는 신의 은총 같은 날씨로 인해 더 발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동안 성황당, 당숲, 마을 회관도 생각났지만 우리에게도 도심 한 중앙에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고,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내는 만남의 공간이 있을까 싶었다. 오래전부터 잘 만들어진 한국의 광장은 집회도 시위도 하지 못하게 했었다. 만약 서울에 이런 공간이 있었다면 어떤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을까? 다시 자카르타의 꼬따뚜아가 생각났다. 

 

마요르 광장

 

 

 

 

Hola~!

 

 

 

 

 

 

5월말 스페인의 날씨는 마드리드의 밤거리를 아주 낭만적인 분위기로 만들었다. 골목마다 노천카페들로 인해 하하호호 왁자지껄한 모습이었다. 제국주의 시대를 열었던 스페인 사람들은 정열적이기도 하지만 외부인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기도 하다. 이곳 노천카페들을 지나다니다 보면 그들의 개방성은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Hola~!", "Gracias"만 말할 수 있어도 그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들것이다.

 

마요르 광장 인근에는 1725년에 오픈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보틴(Botin)' 식당이 있는데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 산 미겔 시장(Mercado de San Miguel)

 

산 미겔 시장( Mercado de San Miguel)

 

일반 노천카페에 비하면 이곳 산미겔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비교적 젊은 편이었다. 여행객들이 꼭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어울리는 분위기가 달랐다. 어느 누구와도 긴 테이블에 마주 앉으면 친구가 될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마드리드의 음식 문화를 맛보려면 이곳을 꼭 들러야 한다. 

 

 

스페인을 여행하려면 '타파스(Tapas)'와 지중해, 대서양에서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 메뉴들을 조금은 알고 가면 좋다. 스페인의 맛있는 요리를 주문해서 먹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이 찾는 스페인의 맛집에서는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대부분 구글에 올려진 리뷰를 보고 주문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특히 기억에 남는 메뉴는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문어요리였다. 한국에서는 명절에나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을 어느 지역, 어느 식당을 가서 먹어도 모두 맛있었던 것 같다. 

 

마드리드의 첫날은 산 미겔 시장을 마지막으로 둘러보는 것으로 끝이 났다. 자카르타 시각으로 보면 밤새도록 몽유병 환자처럼 돌아다닌 꼴이다.ㅎ 다시 솔 광장을 지나서 숙소로 돌아오면서 스페인으로 여행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롭고, 낯설고, 고풍스럽고, 모던한 스페인 마드리드는 자카르타의 지루한 일상을 한순간에 바꿔놓았다.

 

플라타너스 그늘 속으로 부서지는 강렬한 지중해 햇살이 우리를 가장 크게 반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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