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에서 브런치..._Caramba
세고비아(Segovia)와 톨레도(Toledo)를 다녀온 다음날 오전에는 특별한 일정 없이 휴식을 취했다. 예정에는 없었지만 이틀 동안의 강행군으로 피로감이 쌓인 탓도 있었고, 다음날 프라도 미술관 구경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도 필요했다.
조금 느지막이 일어나 숙소 인근의 레지나 호텔 Caramba Restaurant으로 가서 커피와 베이커리를 주문하고 알칼라 거리의 아침 풍경을 구경하면서 오전 시간을 보냈다. 알칼라 거리(Calle de Alcalá)는 마드리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중세시대의 다양한 건축물을 볼 수 있다.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며, 인근에는 유명 프랜차이즈 호텔이 있는 마드리드의 중심가이다.
Caramba Restaurant 실내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눈부신 태양과 반짝이는 모래,
거친 파도,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파라솔 아래에 누워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
접이식 창을 열어 놓은 테라스에는 맑고 투명한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눈이 부셨다. 테라스에는 중년의 두 여인이 마주 앉아 연신 박장대소를 하며 유쾌한 얘기를 나누는 듯했는데, 이곳의 오랜 단골손님처럼 보였다. 편안하게 앉아서 따뜻하고 눈부신 오전 햇살을 온몸으로 즐기고 있었다.
테라스 너머로 보이는 거리 풍경은 마치 21세기의 사람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마드리드 거리는 돈키호테가 다시 나타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였다.
고개를 돌려 우리가 들어왔던 출입구 방향을 보니 또 다른 손님들이 마주 앉아 있었다. 보기에도 시원하게 차려입는 의상 때문인지 자꾸만 시선이 갔다. 이곳 인테리어와 딱 어울리는 의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이방인의 눈에는 낯선 모습이었다. 하루아침에 사고방식을 바꿀 수는 없는 일,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그림 보듯이 그냥 즐기기로 했다.
출입문 밖으로도 지중해의 건조한 햇살이 눈부셨고,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신의 축복처럼 햇살이 쏟아졌다. 지금까지 나의 기억에 없었던 밝고 화사한 햇살이었다.
충분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여행은 쉽지 않다. 주어진 시간의 한계가 늘 마음을 바쁘게 한다. 마드리드에서의 오전 한나절은 그런 우리들의 마음에 큰 여유를 가져왔다. 이미 돌아갈 날짜는 정해져 있지만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Caramba · Restaurante, C. de Alcalá, 19, 28014 Madrid, 스페인
★★★★☆ · 음식점
www.goog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