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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페인

마드리드(Madrid) #1_솔광장,마요르광장,산미겔시장

by Nagnes 2022.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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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의 시작 : 솔광장, 마요르광장, 산미겔시장

 

'Hostal Carrera'

 

 마드리드의 첫 번째 숙소 'Hostal Carrera'는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가능하면 솔 광장 인근으로 숙소를 얻으려고 했는데, 솔 광장이 마드리드의 중심에 있어서 관광지, 미술관 등으로 이동하기가 편했기 때문이다. 아토차 기차역에서는 도보로 약 20분 거리였는데, 우리는 기차역에서 호텔까지 캐리어 두 개씩을 끌고 걸어서 갔다. 빛바랜 호텔 간판, 마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오래된 엘리베이터가 감독의 '레디 고~!'소리를 기다리는 듯했다. 

 

호텔에서 우리를 맞이한 사람은 50~60대의 중년 아주머니였다.

"Hola~"

그녀는 일상적인 인사말을 한 뒤 휴대폰 번역 앱을 열고, 허공에 시선을 고정시킨 체 스페인어로 한참 동안 뭐라고 얘기를 했다. 잠시 후 그녀는 영어로 번역된 문장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내용은 숙박시설을 이용하면서 고객이 준수해야 할 주의 사항들이었다. 

"OK~"

그녀는 열쇠 꾸러미를 건네주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 우리가 며칠 동안 지낼 방을 가리켰다. 안내데스크와 가까운 곳의 구석방이었다.

 

맞은편 창으로 중정이 내려다보이고, 중정을 중심으로 빙 돌아가면서 방들이 배치된 호텔이었다. 호텔 방에는 오래된 가구와 침대가 있었다.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깨끗한 느낌이 들었다. 게스트하우스 같은 적당한 크기의 방이었다. 조금 좁아 보이는 화장실은 흰색 대리석 타일로 마감되어 있었다. 우리는 마드리드에 무사히 도착한 안도감에 잠시 침대에 누웠다.

 

5월 말 마드리의 일몰시간은 밤 9시 30분, 우리는 조금의 허기를 느끼고 있던 중이라서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호텔을 나섰다. 

 

 

솔 광장 >> 마요르 광장 >> 산 미겔 시장

 

 

● 솔 광장(Puerta  del Sol)

 

'태양의 문 시계탑(Reloj de la Puerta del Sol)'_왕립 우체국 . 정부청사(Real Casa de Correos)

 

 

마드리드는 이베리아 반도의 중심이며, 이곳 솔 광장은 스페인 여행의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바로 '0KM' 지점, 이곳으로부터 스페인 사방으로 고속도로가 뻗어 나간다고 한다. 솔 광장에서 출발하면 마드리드 시내에 있는 관광명소들은 가장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언제나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5월 말 마드리드는 선선하고 쾌적한 날씨에서 따뜻하고 쾌적한 날씨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이 비치는 하늘이 더없이 맑고 푸르렀다. 해가 지기 전까지 마드리드의 길거리는 관광객들과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쳐났다. 마드리드의 시간은 자카르타보다 5시간, 서울보다는 7시간이 늦었다.

 

 

마드리드 쇼핑거리

 

 

 

 

 

 

'마드리드 거리의 오후 풍경'

지중해의 눈부신 태양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마드리드의 초저녁 거리에는, 나이와 국적, 성별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렌지색의 짙은 오후의 햇살이 여행객들의 발걸음마다 쫓아다니며 긴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호기심이 이끄는 데로 사람들을 따라 길을 걸었다. 마드리드의 낯선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자카르타에 있었다면 숙면을 취해야 할 시간이었지만, 몸에서 저절로 생성되는 엔도르핀을 자제하기 어려웠다. 몸과 마음 모두 들뜬 기분으로 이곳저곳을 분주하게 다녔다.

 

 

● 마요르 광장(Plaza Mayor)

 

 

마요르 광장

 

펠리페 3세 동상

 

마요르 광장

 

스페인의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마요르 광장(Plaza Mayor)'은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아름다운 프레스코 벽화, 레스토랑과 노천카페로 둘러싸여 있다. 마드리드가 스페인의 수도가 되면서 왕실의 공식행사, 투우, 시장 등이 열리는 광장이었지만 지금은 여행객과 마드리드 사람들이 즐겨 찾는 만남의 공간이 되었다.

 

왕과 평민이 함께 어우러졌던 마요르 광장은 원래는 성곽 외곽(플라자 델 아라발, Plaza del Arrabal)에 위치해 있었으나, 펠리페 2세에 의해 이곳에 광장시장이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마드리드에서 가장 큰 공공 공간이다. Mayor는 스페인어로 '큰, 연장자'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세 차례나 불에 탔었다고 한다. 

 

마요르 광장...

 

현대적 광장의 개념은 유럽에서 먼저 시작되고 발전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가 기원이다. 이후 중세 도시들을 보면 대부분 성당이나 사원을 중심으로 전쟁을 대비한 폐쇄적인 도시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중세 도시의 특성 때문에 오히려 열린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요르 광장에 앉아 있으니 건조하고 서늘한 여름 날씨는 쾌적했고, 왕과 평민이 어우러지는 열린 공간의 광장 문화는 신의 은총 같은 날씨로 인해 더 발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요르 광장

 

 

 

 

Hola~!

 

 

 

 

 

 

 

5월 말 스페인의 쾌적한 밤 날씨가 마드리드 밤거리를 너무도 낭만적인 분위기로 만들었다. 골목마다 노천카페들에서 하하 호호 왁자지껄 모두가 즐거운 모습이었다. 제국주의 시대를 열었던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정열적이며, 외부인에 대해 매우 개방적인 면이 있다고 한다. 노천카페들을 지나다 보니 그들의 개방성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Hola~!"

"Gracias"

우리는 두 단어 만으로도 마치 그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요르 광장 인근에는 1725년에 오픈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보틴(Botin)' 식당이 있는데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 산 미겔 시장(Mercado de San Miguel) 

 

산 미겔 시장( Mercado de San Miguel)

 

노천카페에 비하면 이곳 산미겔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비교적 젊은 편이었다. 여행객들이 꼭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울리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여행객이든 현지인이든 어느 누구와도 긴 테이블에 마주 앉으면 금방 친구가 될 것 같았다. 마드리드의 음식 문화를 맛보려면 이곳을 꼭 들러야 한다. 

 

 

스페인을 여행하려면 '타파스(Tapas)'와 지중해, 대서양에서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 메뉴들에 대해서 미리 알고 가면 좋다. 스페인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요리를 먹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이 찾는 스페인의 맛집에서는 의외로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구글(google map)에 올려진 리뷰를 찾아보고 주문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특히 기억에 남는 메뉴는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맛의 문어요리였다. 한국에서는 명절에나 맛나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을 스페인에서는 어느 지역, 어느 식당을 가도 모두 맛있었던 것 같다. 

 

마드리드의 첫날은 산 미겔 시장을 마지막으로 숙소로 돌아왔다. 자카르타 시간 기준으로 보면 밤새도록 몽유병 환자처럼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꼴이었다.ㅎ 다시 솔 광장을 지나서 숙소로 돌아오면서 스페인으로 여행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롭고, 낯설고, 고풍스럽고, 모던한 스페인 마드리드는 자카르타의 지루한 일상을 한순간에 바꿔 놓았다.

 

플라타너스 그늘 속으로 부서지는 강렬한 지중해 햇살이 우리를 가장 크게 반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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