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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_스테인드 글라스

by Nagnes 2023. 5. 14.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에서 꼭 감상해야 할 구경거리 중 하나는 성당 내부에서 동서 쪽으로 다르게 표현되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찬연한 아름다움이다.
 
아침에 동이 트면 성당 내부는 연두, 초록, 파랑 등의 스테인드 글라스 빛이 희망, 탄생에 비유되고, 오후가 되면 서쪽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노랑, 주홍, 빨강의 화려한 빛이 성당 안을 신비감으로 가득 채운다. 죽음, 순교의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스테인드글라스에 그림이나 인물 모양 대신 검은색으로 성인들의 인명만을 적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다른 성당에 비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서 보이는 색이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높고 넓은 공간을 가득 메우는 찬연한 아름다움이 보는 이를 압도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해가 떠오르는 아침부터 일몰 때까지 태양의 위치에 따라 점차적으로 변해가며 성당 안을 신비롭게 만들었다.
 
 

 
 
우리는 2019년 5월 22일부터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여행을 시작했고, 5월 말에 바르셀로나로 넘어와서 약 10일간 머물렀다. 여행기간 동안 마침 스페인의 날씨가 일조량이 많은 시기여서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스테인드 글라스의 아름다움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었다. 
 
성당 안에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아침저녁으로 북적였고, 오후 늦게까지 성당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침에 햇살이 눈부신 숲속을 거니는 기분이 들었다. 굵고 높은 기둥들 사이를 걷다 보면 아침의 희망찬 기운이 전해지는 듯했고, 알싸한 찬기운이 느껴지는 듯도 했다. 그러다가 되돌아보면 마치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에 들어와 있는 기분도 들었다. 이곳이 보통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라 오로지 신을 위한 공간이라고 해도 충분히 이해될 것 같았다.
 
 

 
 
오후의 성당 안은 서서히 붉은빛으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눈으로 모두 담지 못할 아름다운 풍경이 서쪽 창으로부터 몰려들어 왔다. 공기는 따뜻해졌고, 마음은 충만해졌다. 가우디의 죽음은 비참함에 가까웠지만 그가 생각했던 죽음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을 것이다. 사명을 다한 죽음이 보여주는 화려함의 극치라고 생각했다.
찬연한 아름다움이었다.

 
 

 
 
성당 내부는 대부분 흰색으로 마감이 되어 있어서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아름다운 빛들이 시시각각 선명하게 성당 내부를 물들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오는 것처럼, 성당 안에서 보면 사방에서 빛이 찾아 들어온다.
우리는 모든 것이 왜곡, 각색되는 일상을 힘들게 살아내고 있는데, 이곳은  있는 그대로를 온전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듯했다.
 
개인적으로는 약 1주일간 바르셀로나에 머무르면서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찾았다. 두 번 모두 스테인드 글라스의 아름다움을 구경하기 위해 내부로 입장을 했고, 또 한 번은 자카르타에서 알게 된 지인들을 바르셀로나에서 다시 만나 성당 외부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전경을 구경했다.
 
많은 것을 보는 것도 여행을 하는 한 가지 방법이겠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여행을 하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가우디의 천재성과 업적은 내가 논할 대상이 아니지만 그가 만든 공간 속에서 삶에 대해서, 종교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만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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