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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_수난의 파사드(Passion Facade)

by Nagnes 2023. 5. 16.

 
 
탄생의 파사드 맞은편, 성당 남서쪽면에는 수난의 파사드(Passion Facade)가 있다.
 
최후의 만찬,
유다의 입맞춤,
예수를 세 번 부인한 베드로,
빌라도의 고민,
손을 씻는 빌라도,
희롱당하는 예수,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모습,
베로니카,
십자가를 대신 진 구레네 사람 시몬,
십자가에 못 박힌 모습 등
예수의 수난을 표현했다. 종탑 4개는 12 사도 중 야고보, 바르톨로메오, 토마스, 필립보를 상징한다.

 
수난의 파사드는 가우디가 남긴 도면과 지침에 따라 1954년부터 '호세 마리아 수비라치(Josep Maria Subirachs)'에 의해 설계되고 건설되었다. 가우디는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표현한 이 파사드가 관람객에게 경외심과 고통, 공포를 상기시키길 바랐고, "단단하고 벌거벗었으며 마치 뼈로 만든 것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출처:나무위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수비라치(Josep Maria Subirachs)는 가우디를 무척 존경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수난의 파사드를 완성하고 나서 온갖 논란과 파장의 회오리 속으로 휩쓸리고 말았다. 위의 사진에서도 십자가의 예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며 욕을 먹었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모습 또한 논란이 되었다.
 
가까이에서 보면, 가우디와는 너무도 이질적인 표현 방식이 사람들의 마음에 반감이 들게 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가우디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탄생의 파사드에는 그가 신의 선이라고 했던 곡선을 사용해 가장 부조가 많고 매우 사실적이며 화려하고 극적으로 표현된 반면, 수난의 파사드는 가우디가 인간의 선이라고 했던 직선을 주로 사용했고, 형태는 단순화되고 질감은 거칠게 표현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수난의 파사드는 수비라치만의 표현 방식인 직선과 음각이 훨씬 더 잘 어울려 보였다.
 
 

 

'베로니카(Veronica)'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Golgotha) 언덕으로 올라가는 예수님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 준 여인이다. 그의 수건에는 예수님의 얼굴이 그대로 찍혀 있다. 수난의 파사드 중심부에 예수의 얼굴이 찍힌 수건을 든 베로니카를 위치시킨 것은 수건 속의 예수를 가운데 위치 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진 왼쪽에서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를 보고 있는 사람은 수비라치가 만들어낸 인물 '안토니오 가우디'의 모습이다.
 
 

 

'희롱당하는 예수'
 

 

 

'예수 세 번 부인한 베드로(Peter's denial)'

 
 

 
 

 

'유다의 입맞춤(The Kiss of Judas)'
 

 

 

'빌라도의 고민'
 

 

 

'손을 씻는 빌라도'
 

 

 
수난의 파사드로 나가는 청동문에는 알파벳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수난을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한다.

 

 

 
 
수난의 파사드를 보면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개인적으로는 이런 느낌이 들었다. 수난의 파사드에는 슬픔이 최대한 절제되고 응축되어 있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힘 있고 간결한 선들 내부에 오롯이 믿음에 대한 결정체를 담고 있는 듯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조각상의 느낌이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기도 했고, 적절하게 구분된 공간 배치에는 나머지 파사드 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았다. 수비라치가 가우디를 존경하지 않았다면 수난의 파사드는 감히 시작조차 하지 못했지 않았을까 싶었고, 지금의 완성도는 그가 아니었다면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시간에 만나는 수난의 파사드는 가우디의 생각처럼 해 질 녘의 잠깐을 제외하고는 항상 그늘이 지지도 않았고, 어둡고 무거운 느낌도 없었다. 5월 말에서 6월 초의 바르셀로나는 지중해의 찬란한 햇살이 오후 내내 수난의 파사드에 축복을 내리는 듯했다. 여운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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