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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페인

톨레도(Toledo) #5_골목길/세르반테스 동상

by Nagnes 2022. 8. 2.

 

 

이슬람 양식으로 지은 집들과 골목길은 이곳에 무어인들이 꽤 오랫동안 먼저 살았음을 알게 해 준다. 좁은 입구, 작은 창, 높은 담벼락은 전쟁 시 적의 침입을 방어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집은 내부에서 내부로 연결이 되지만 외부에서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골목길은 자동차가 지나가기에 적당한 정도로 좁다. 

 

그런데 중세시대의 도시라고 보기에는 세월의 때가 덜 탄 느낌이 들었다. 알고 보니 톨레도는 스페인 내전 기간 중에 상당 수가 파괴되어 다시 복원했다고 한다. (스페인 내전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좌파 인민전선이 이끄는 스페인 제2 공화국 정부와 훗날 내전을 승리로 이끌고 독재자가 된 프란시스코 프랑코를 중심으로 한 우파 반란군이 맞붙은 전쟁으로 1936년 7월 17일 발발했다.)

 

 

 

골목길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마치 중세시대의 배경이 되는 영화 세트장처럼 느껴졌다.

 

 

골목길 곳곳에는 노천카페가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커피, 맥주, 아이스크립, 베이커리... 중세시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톨레도의 골목길에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제격이었다. 한낮의 더위는 아이스커피도 좋은 선택이지만 맥주를 마시기에 적당한 온도처럼 느껴졌다. 자카르타에 비하면 습도만 다를 뿐 비슷한 낮 기온이었다. 

 

 

 

시간적 여유가 더 있었더라면 이 골목길에서 인생 사진을 몇 장 건지고 싶었다. 20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그때의 빛이 살아나는 순간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좁은 골목길은 걷다 보면 중세시대에 이를 것처럼 깊어 보였다.

 

 

 

골목길 위쪽에 도로를 따라 천막이 드리워져 있다. 스페인 여름의 작렬하는 태양빛을 가려주는 기능을 한다. 처음 보는 순간에는 설치미술이 아닌가 싶었다. 좁은 골목길에 짙은 음영이 만들어지고 톨레도의 긴 역사만큼이나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아직은 5월 말이라서 큰 효용을 느낄 수 없지만 7~8월이 되면 천막들은 톨레도 사람들과 관광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LOTERIA(복권)

 

톨레도_소코도베르광장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다시 소코도베르 광장이 나온다. 이곳은 톨레도 구시가지 여행의 시작과 끝이다.

 

톨레도_세르반테스 동상(Statue of Miguel de Cervantes)

 

세르반테스 동상(Statue of Miguel de Cervantes)

 

 

톨레도는 세르반테스의 주 활동 무대였다고 한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닿을 수 없는 저 밤하늘의 별을 따자.”

오후 햇살을 받으며 한 가족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골몰길을 걸어오면서 느꼈던 피곤을 말끔히 씻어주는 듯했다.

 

톨레도는 로마시대 이후로부터 스페인 내전까지 전쟁으로 점철된 역사를 새기고 있다. 무어인들이 374년간 지배하던 시기에 지어진 건축물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그 당시가 가장 평화로웠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짐작이 된다. 로마 가톨릭이 다시 이곳을 장악하면서 이곳은 무늬만 바뀐 듯 보인다. 아직도 무어인의 흔적들은 타호 강처럼 고고하게 세월을 견디며 지금까지 톨레도를 지켜오고 있는 듯했다. 골목길을 걸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톨레도(Toledo) #6_파라도르(Parador de Tol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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