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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갤러리

마드리드 도착_그림의 완성

by Nagnes 2022. 8. 9.

 

 

마드리드 국제공항(Aeropuerto Adolfo Suárez Madrid-Barajas) 착륙을 위해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면서 스페인의 너른 들판이 마치 유화나 파스텔 그림 같은 풍경으로 펼쳐졌다. 스페인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첫 번째 풍경이었다..

 

그림을 그릴 때 유화, 수채화 물감을 사용하다 보면 유럽산 물감의 색감이 한국이나 일본의 물감들에 비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약 30여 년 전 대구지역 서양화가 김일해 씨의 그림을 보면서 특히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알기로는 그는 프랑스산 유화 물감을 사용한다고 했다. 발색이 강한 일본 유화물감에 비하면 그의 그림은 평소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색감을 표현하는 화가였다. 그래서 나에게는 그의 그림이 조금은 특별하게 다가왔다.

 

마드리드 상공에서 그의 그림을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은 창밖으로 펼쳐진 마치 그림처럼 풍경 때문이었고, 눈에 비친 색감들이 30여 년 전의 그의 그림에서 보았던 색감과 그 색감으로 부터 받았던 느낌을 되살아나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분명 물감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리고 충분히 다를 수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물감의 차이 보다는 이런 느낌과 컬러의 풍경을 본 사람과 보지 못한 사람의 차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인의 화가를 떠올려보니 에바 알머슨이 먼저 생각났다. 하필이면 이럴 때 그녀가 떠오르는 것일까.... 미로, 달리, 벨라스케스, 고야, 엘 그레코... 하지만 어느 누구의 그림도 사진 속의 색감을 떠올리게 하지는 않았다.

 

'그래 프라도 미술관에 가면 어쩌면 비슷한 색감의 그림이 있을지도 몰라.'

 

비행기가 마드리드 공항에 착륙하면서 그림 위에 내려앉은 기분이 들었다. 그림의 완성이다.^^

 

 

구글 지도를 통해 내가 사진을 찍었을 법한 마드리드 인근 지역을 확대해보니 비슷한 느낌의 이미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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