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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Yogyakarta)

by Nagnes 2022. 11. 23.



 

 

  • 여행지 : 족자카르타(Yogyakarta)
  • 여행기간 : 13~17 Mar 2019


족자(Jogja)는 요그야(Yogya)의 옛 표기이다. 정식명칭은 욕(요그)야카르타(Yogyakarta)지만 지금도 족자카르타 또는 족자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인도 신화 라마야나(Ramayana)에 등장하는 아요다(Ayoda) 왕국의 이름이다. '고요하고 평화롭고 아늑한'이란 뜻의 족자(Yogya)와 '번창한 지역'의 카르타(Karta)가 합쳐진 것이다.

자바인의 정신적 고향이며 자바의 전통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특이한 점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알려진 불교 사원과 동남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힌두교 사원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네덜란드 식민지배 시기에 족자의 술탄은 왕궁을 독립군 사령부로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등 식민지배 항쟁을 적극 지원하면서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현재까지도 전 국민의 86% 이상이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서 족자카르타는 특별자치구로 운영되고 있다.

족자 여행은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자연, 역사와 종교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어야 여행하는 동안 더 즐겁게 구경하면서 몰입할 수 있다. 우리는 모르는 것에 대해 감흥을 느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인도네시아 문화가 얼마나 우리와 다른지 비교하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훨씬 더 족자의 깊은 역사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므라피 산(Mt. Merapi)

 



이른 아침,
므라피 산이 아침 구름을 뚫고 올라와 끊임없이 수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활화산의 위용은 구름 위에 있었지만 무게감이 있었고, 구름에 가려진 산허리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마치 꿈틀거리는 듯했다. 2,910m 높이의 Mt. 므라피는 2020년 6월에도 분화를 한 적이 있는데, 보로부두르 사원을 천년 동안 화산재로 덮어 사라지게 했던 주범이다. 산중턱에는 용암이 지나간 계곡에 만들어진 오프로드 코스를 지프 차로 즐기는 '어드벤처 라바(Lava-용암)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그리고 화산 폭발로 페허가 된 마을과 화산재를 피해 숨어 들었다가 오히려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던 벙커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Mt. 므라피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왕성한 화산 활동을 하고 있다. 여러 차례 분화로 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여전히 므라피 산 중턱까지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데, 비옥한 토양과 시원하고 살기 좋은 자연환경 때문이다.



● 보로부두르 사원(Borobudur Temple)

 

 



므라피 산 뒤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온통 보로부두르 사원에만 쏟아지는 듯했다. 이른 새벽부터 골짜기마다 짙은 안개가 끊임없이 피어났고 어둠에 가려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은 영혼의 소리처럼 지저귀며 자유로이 이 숲 저 숲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신들의 세상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드는 풍경이었다. (보로부두르 사원에 가기 전 보로부두르의 일출을 먼저 볼 수 있는 여행 코스가 있다. Punthuk Setumbu 검색)

보로부두르(Borobudur)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이자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보로는 '승방', 부두르는 '언덕 또는 높게 쌓아 올린 곳'을 뜻한다. '언덕 위에 세워진 승방'이라는 뜻인데, 막상 사원을 가보면 하나의 위대한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천년 이상 므라피 화산의 화산재에 묻혀 있다가 1814년 영국의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가 약 20여 년 간 발굴해서 1835년 현재의 모습이 드러났다. 보로부두르에 관한 자세한 기록은 없지만 약 8세기 무렵(750~840)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면적 : 2,500㎡
높이 : 3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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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쁘람바난(Prambanan Temple)

 



오후에는 쁘람바난(Prambanan Temple) 힌두 사원에서 석양을 기다려야 한다. 사원 주위에 널브러진 돌들은 석양이 지는 그 순간에만 오롯이 존재의 의미를 전해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동남아에서 가장 큰 힌두교 사원이다. 같은 지역에 서로 다른 종교의 큰 사원이 함께 있다는 것이 언뜻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축된 시기와 당시의 왕조, 종교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쁘람바난 사원(Prambanan Temple)(자와어: ꦫꦫꦗꦺꦴꦁꦒꦿꦁ 라라 종그랑) 은 9세기경에 세워졌으며, 가운데 시바 사원의 높이는 47m이다. 시바 사원은 자기를 짝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지 않기 위해 그 남자를 속였다가 분노한 남자의 마법에 의해 탑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전설은 전쟁과 천 개의 사원, 우물과 관련된 내용인데, 이곳 세우 신전 단지(Sewu Temple Complex)는 당시의 초자연적 믿음으로 설명되어 지고 있다.

자카르타 멘텡에 '라라 종그랑(Lara Djonggrang)'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시바 신전 북쪽 방에 세워진 두르가(Durga) 여신상 Princess Rara Jonggrang을 묘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아판디 박물관(Affandi Museum)

 

 



인도네시아의 고흐로 불리는 국민화가 아판디(Affandi)의 그림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갈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시내의 큰 길가에 있다. 그는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두텁게 질감을 내면서도 자유로운 터치로 그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었다.



● 울렌 센딸루 박물관(Museum Ullen Sentalu)

 

 



므라피 산아래 칼리우랑 고원지역에 있는 울렌 센딸루 박물관(Museum Ullen Sentalu)은 자바 문화 예술 박물관으로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야 하고 내부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Ullen Sentalu'는 자바 언어 'Ulating Blencong Sejatining Tataraning Lumaku'로 '빛은 삶의 길을 안내하는 안내자(사람들은 오일램프를 켜고 구불구불한 인생을 걸어간다)'라는 자바의 철학적 의미를 줄인 말입니다.

1997년에 3월 1일, 일본인 하르요노(Haryono)의 개인 별장을 박물관으로 개관하였으며, 당시의 족자 부지사 빠꾸알람 8세 (Pakualam VIII)가 준공식을 올렸다. 또한 4개의 끄라톤(Keraton, 왕국)으로부터 유물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 4개의 끄라톤_ 족자의 끄라톤 족자 (Kasultanan Jogja, Hamengkubuwono 왕가)과 빠꾸알람(Pakualam), 솔로의 끄라톤 솔로(Kasunanan Surakarta)과 망꾸느가라(Mangkunegara) 이다.


지하에 동굴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동굴을 뜻하는 구워 (Guwo), 바위를 뜻하는 셀로(Selo), 산을 뜻하는 기리(Giri)라는 단어로 합쳐져 ‘구워 셀로 기리’라고도 한다.

인도네시아의 어느 박물관에서도 볼 수 없는 왕족의 유물과 초상화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진을 찍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다.(월요일은 휴무)



● 아딜루흥 마타람 투어(TUR ADILUHUNG MATARAM)

그림, 사진, 시, 바틱 컬렉션을 통해 과거 마타람 궁전의 삶이 철학적이고 의미가 풍부한 자바 문화 예술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보르스텐란덴 투어(TUR VORSTENLANDEN)

"Vorstenlanden" 또는 "Land of the Kings"는 Java의 Mataram 왕국에 대한 네덜란드 식민 정부의 이름이다. Ullen Sentalu 박물관의 걸작 컬렉션을 통해 자바 땅 통치의 역사와 족자카르타 술탄국과 수라카르타 수나국의 황금시대를 돌아보게 된다. 케바야, 바틱, 그리고 자바-네덜란드-중국의 세 가지 문화가 융합된 인디 문화의 골동품 장식 컬렉션이 있는 인디 스타일 하우스인 에스더 하우스(Esther Huis)를 방문한다.



● 쁠라오산 사원(Plaosan Temple)

 



쁠라오산(Plaosan)사원 옆으로 아침마다 자전거,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를 하거나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 사진을 찍기 좋다고 해서 갔다. 아침 일찍 해가 뜨기 전에 도착해서 이른 아침 학교를 가는 아이들, 오토바이로 아이들을 태워주는 부모들의 모습이 보였다. 1970~80년대 내가 어릴 적 시골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서 마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쁠라오산 사원을 구경하기 위해서 간 것은 아니었지만, 이곳은 불교 사원으로 9세기경 힌두교를 믿는 마타람 왕조의 6번째 왕이 불교를 믿는 스리위자야 왕국의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면서 왕비를 위해 건축되었다.

그래서 연인이 이곳을 찾으면 서로 더 사랑하게 되고, 혼자서 이곳을 오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얘기가 있다. 현재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다.



● 가자마다 대학교(Universitas Gadjah Mada)

 



족자 여행에 함께 동행했던 친구가 다녔던 인도네시아 최고의 대학 중 하나인 '가자마다(GADJAHMADA)' 대학교이다. 족자에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몰려드는 교육 도시인데, 학생들이 많다 보니 여전히 물가가 싸고 도시는 젊음의 활기가 느껴진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전제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세라서 어딜 가나 아이들이 많고 젊은 청년들이 많다. 인도네시아는 젊은 나라다.

1949년에 세워진 인도네시아의 국립대학이다. Universitas Gadjah Mada를 줄여서 UGM(우게엠)으로 부르기도 한다. 학교 이름은 마자파힛 제국의 대재상 가자 마다에서 따왔다. 그는 마자파힛 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대재상이었다.

특히 가자마다 대학교의 법학부는 인도네시아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대학(Universitas Indonesia), 반둥 공과대학(Institut Teknologi Bandung)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최상위 3대 명문대이다. 인도네시아 대학과 가자마다 대학이 1~2위를 다투며, 반둥 공과대학은 늘 2위 또는 3위로 나오는데 사회적인 영향력으로 보면 법학부가 유명한 가자마다 대학이 더 앞서는 것 같다.



● 말리오보로 거리(JL. Malioboro)

 

 

하우스 오브 라민뜬 House of Raminten



말리오보로 거리는 족자의 중심이다. 족자카르타 역에서 약 2km 정도 곧게 뻗은 길이며, 길 양쪽으로 시장과 기념품점, 호텔, 식당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그 길 끝에는 따만 사리(물의 궁전)와 끄라톤 왕궁이 있다.

처음 가서 가장 놀랐던 것은 '인동'이라고 하는 마차였다. 서부 영화를 찍는 세트장도 아닌데 버젓이 마차들이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베짜'는 자전거를 개조한 전통 교통수단이다.

인도네시아 재래시장 쇼핑을 하기에는 으뜸인 장소가 아닌가 싶다. 가격도 싸고 볼거리도 많다. 특히 전통 수공예로 만들어지는 바틱(Batik)은 우리나라의 한복과 유사한 인도네시아의 전통 의복으로 족자에서는 싼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바틱을 살 수 있다. 인근 지역 골목길을 다니다 보면 집에서 직접 바틱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구입도 할 수 있다.

바틱(batik)은 어원학적으로 글자를 의미하는 'amba'와 작은 점, 떨어뜨리기 또는 점을 찍는 것을 의미하는 'tik'의 'ambatik'에서 유래했다. 일반적으로 바틱은 밀랍으로 천에 반복적으로 점을 찍어서 나름의 패턴이 나타나게 색을 입히는 기법이다. 인도네시아 지역별 문화적 정체성을 담고 있는 무형적 문화가치로 인해 2009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인도네시아는 매주 금요일을 바틱 입는 날로 지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자카르타에서 근무하는 외국인들도 금요일만큼은 바틱을 차려 입는다.

하우스 오브 라민뜬(House of Raminten)은 족자의 대표적인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점이다. 하루 종일 걸어 다녀서 피곤했었는데 따뜻한 생강차 한 잔이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같은 건물 1~2층에는 커피와 티, 생강 등의 인도네시아 특산물과 전통 의복 바틱을 판매하고 있다.



● 족자 전통요리 구덱(Gudeg)



족자 전통음식 구덱(Gudeg)



구덱(Gudeg)족자카르타와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의 전통 자바 요리인데, 어린(익지 않은) 잭 프루트를 야자 설탕과 코코넛 밀크로 몇 시간 동안 끓여서 만든다.

족자를 떠나는 날 친구와 함께 전통 구덱 음식점을 찾았다. 그는 가자마다 대학을 다닐 때부터 이곳을 이용했다고 한다. 약간 단맛이 나는 닭요리였는데 겉보기와는 다르게 깊은 맛이 있다. 식당 주방에 들어가 보니 왜 그런 맛이 나는지 이해가 되었다. 자카르타에서 여행 온 사람들이 구덱 포장을 많이 해간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공항 근처에는 구덱을 포장 판매하는 가게가 또 있었다. 우리도 구덱을 포장해서 왔지만 족자에서 먹을 때만큼 맛이 나지 않았다.

잭프루트(jackfruit), Nangka




● 하얏트 리젠시 요그야카르타 호텔(Hyatt Regency Yogyakarta Hotel)

 

 



5성급 하얏트 리젠시 족자 호텔에는 9홀 골프장이 있고, 멀리 므라피 산을 조망할 수 있다. 므라피 산의 기운을 받고 싶다면 이른 아침 옥상에 올라가 윗옷을 벗고 일출을 맞이하면 된다.

족자를 갈 때마다 이 호텔을 이용하게 되는데, 보로부두르가 가장 가깝고 가격도 적절했다. 그리고 골프장, 수영장, 스파 등 부대시설이 휴가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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