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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페인

Cadaqués #2_카다케스 풍경

by Nagnes 2022. 10. 20.

 

 

5월 말 카다케스는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이 쏟아져 내려 곳곳이 빛으로 흥건했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매일 빛잔치가 벌어지는 축복받은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카다케스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날씨를 고려해서 좋은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페인은 5월~9월 사이가 여행하기에 가장 좋다고 하는데, 가이드의 조언에 따르면 유럽의 여름휴가 시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했다. 그 기간에 카다케스를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고 했다.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은 카다케스 골목길 구석구석과 바다를 바라보는 건물 앞 어닝과 파라솔 아래, 가로수 그늘을 지나 지중해의 짙푸른 바닷속까지 사람들을 시선을 내몰았다. 바다는 맑고 투명했고, 깊은 곳까지 지중해의 햇살이 숨어들었다. 바닷가 해안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하얀색 건물들은 투명한 지중해 바닷물빛이 스며들어 푸르스름하게 보였다. 카다케스의 모든 풍경은 그렇게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선 고요한 해안에는 크고 작은 요트들이 지상의 주차공간에 차들이 주차한 것처럼 정박해 있었다. 바다에도 그렇게 공간이 나눠진 것처럼 보였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작은 요트를 타고 주변 해안을 구경하면서 수영과 일광욕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주일에서 열흘 동안 이곳에 머무른다고 해도 심심하지 않을 것 같았다. 

 

 

5월 말 해변가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옷을 훌러덩 벗을 만큼 더운 날씨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햇살이 너무 좋아서 옷이 거추장스러워지는 기분은 이해가 되었다. 수심이 얕은 곳은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온인 듯했다.

 

 

하얀색 건물은 지중해의 바닷빛을 더 짙푸르게 만들었고, 지중해 바닷빛은 바닷가의 흰색 건물들을 더 희게 만들었다.

 

 

해변가 달리의 동상이 있는 곳에서 한 걸음 들어오면 이렇게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애써 그늘을 찾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을 온몸으로 즐기는 듯했다.

 

 

사람들은 카다케스에서 지중해를 바라본다. 오래전 달리와 갈라도 매일 지중해를 바라보면서 일상을 보냈을 것이다. 우리가 카다케스에서 달리와 가장 비슷한 행동을 했다면 이렇게 지중해를 바라보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들도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을 즐기며 아름다운 카다케스의 풍경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더 바랄 것이 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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