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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페인

마드리드를 떠나며..._마드리드 여행 팁!

by Nagnes 2022. 9. 25.

세고비아의 로마 수도교,

톨레도의 파라도르,

마드리드의 미술관들...

 

 

 

같은 지역과 일정의 여행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남다른 소회를 가지고 돌아온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알고 있는 지식이 다르기 때문에 여행을 가서 보고 싶은 것, 보이는 것이 다르다. 저마다의 독특한 취향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 머물고 싶은 호텔, 갖고 싶은 기념품 고르는 것도 다르다. 좋아하는 계절이 달라서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는 계절도 다르다. 계절이 다르면 여행지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20여 년을 한집에서 함께 밥을 먹었지만 우리 부부가 스페인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런 다름이 조금씩 드러났다. 그간 먹고사는 일이 먼저라서 잊고 지내온 부분들인데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여간 마드리드와 세고비아, 톨레도 여행을 끝내고 바르셀로나로 떠나기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었다. 부지런히 걷고 많은 것을 본 것 같았지만 아쉬움이 많았다. 며칠간의 여정을 돌아보니 상투적인 여행길이었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많은 것들을 구경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몸도 피곤했고, 어떤 곳은 기대만큼 흥미를 느끼지 못해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우리는 이번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아직 남은 일정이 많았기 때문이었고, 체력 관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세고비아_로마 수도교

 

 

마드리드의 첫날

우리는 세고비아로 떠났고, 로마 수도교, 세고비아 대성당, 알카사르 등을 구경했다. 세고비아 마요르 광장에 앉아서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살아왔으면서 먼 타지에서 자신을 돌아본다는 게 아이러니이기도 했지만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톨레도_미라도르 전망대

 

마드리드의 둘째 날에는 톨레도를 구경했다.

요새 도시답게 관광객들의 접근도 쉽지 않았다.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언덕길을 따라 힘들게 올라갔다. 언덕 위의 카페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둘러보았던 톨레도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선물처럼 느껴졌었다. 특히 도심 구경이 끝나고 파라도르에서 내려다보는 톨레도의 풍경은 우리를 중세시대의 어느 볕 좋은 오후의 시간대로 시공간을 옮겨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마드리드_프라도 미술관

 

그리고 톨레도를 구경하고 온 다음날 마드리드 구경프라도 미술관부터 시작했다. 마드리드에는 세계 3대 미술관에 속하는 '프라도(prado) 미술관을 비롯해 티센 미술과,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이 있으며, 3개의 미술관을 함께 구경할 수 있는 통합 입장권(Paseo Del Delarte)도 운영되고 있다. 마드리드에 간다면 빼놓지 않고 꼭 구경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 프라도 미술관 - 세계 3대 미술관. 루브르, 대영박물관 등과 달리 단 한 점의 약탈품이 없는 미술관으로 유명. 구입 또는 기증받은 작품 8,000여 점의 방대한 회화 소장.
  • 티센 미술관 - 세계 두 번째의 개인 컬렉션. 부호 티센 가문에서 수집한 중세, 근대, 현대의 800여 점의 작품 소장.
  •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 호안 미로, 살바드로 달리, 가장 유명한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소장된 현대 미술관

* 프라도 미술관 + 레이나 소피아 + 티센 미술관의 통합권 ( PASEO DEL ARTE) : 28 유로. 1년 동안 사용 가능

 

마드리드_길 건너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이 보인다.

 

 

우리 부부는 역사적인 건물, 그림, 미술관, 박물관, 전망대 등을 구경하는 일정에, 아침은 카페에서 브런치를 했고, 점심은 간단한 샌드위치, 저녁은 건너뛰기 일쑤였는데 밤늦게 호텔방에서 컵라면으로 때우기도 했다. 집사람과의 취향과는 거리가 먼 힘든 여행 일정이었다.

 

마드리드를 떠날때쯤 여행은 많은 것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고 싶었던 것들을 보고 잘 먹고,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인-모로코 한 달 일정에 조금 여유를 가져보기로 마음먹었다. 지중해에 떠있는 섬이나 지중해 해안가에서 며칠 동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드리드 여행 팁]

 

만약 마드리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거창한 역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고비아, 톨레도, 마드리드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을 만나는 여행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르고 구경하다 보면 몸만 피곤하고 마음의 감동은 덜하게 된다. 그래서 쉽게 지칠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도 마드리드 여행 이야기를 다시 기억할 수 있으려면 여행을 오기 전, 그리고 여행을 와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엮어가야 한다.

 

예를 들면 미술관에서 어떤 그림을 볼 것인지 미리 계획해야 하고, 성당에서도 꼭 봐야 할 것들과 보고 싶은 것들을 미리 알고 가면 좋다. 여행지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계획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좋은 공연이 있다면 의상도 미리 준비하면 좋다.  너무 많은 것을 보려고 하다 보면 쉽게 지치지만 보고 싶은 것을 보는 일에는 쉽게 지치지 않는 법이다.

 

우리는 우리들의 스토리를 만드는 그런 여행을 생각하며 바르셀로나행 기차를 탔다.

 

마드리드_아토차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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