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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페인

톨레도(Toledo) #2_대성당 1.

by Nagnes 2022. 7. 29.

2층 버스 투어는 톨레도의 멋진 풍경들을 흔들리는 동영상처럼 보여주고나서 다시 소코도베르 광장으로 돌아왔다. 2층 버스를 타 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공중에 붕 뜬 기분으로 약 1시간을 달렸더니 버스에서 내려 땅에 발을 딛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이제부터 톨레도 시내를 걸어야 하는데 벌써부터 이러면 안되지... 마음을 다잡고 알카사르를 지나 좁은 골목길을 따라 톨레도 대성당으로 향했다. 좁은 골목길에서는 하늘이 작아졌고, 좁아진 건물들 사이로 멀리 대성당의 첨탑이 파란 하늘 속에서 눈부셨다.

 

 

 

 

톨레도의 중심에 있는 톨레도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ía de Toledo)은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고딕 양식 건축물이다. 266년간에 걸쳐 지어졌으며, 화려한 제단 장식천정화로 유명한데, 원래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이슬람 세력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새로 지은 성당이라고 한다. 아직도 톨레도 성당 곳곳에는 이슬람 건축 양식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스페인 회화의 3대 거장, 엘 그레코의 작품고야, 라파엘 등 화려한 종교 예술품이 전시돼 있어서 마치 미술관을 방불케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좋아해서 가능하다면 톨레도에 하루 더 머물면서 그들의 그림을 충분히 감상하고 싶었지만 성당을 나올때쯤에는 하루 정도의 일정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톨레도 대성당_스테인드 글라스

 

 

스페인 신앙의 중심인 톨레도 대성당에는 반드시 눈여겨 봐야할 것들이 많이 있다.  

 

 

● 엘 그레코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엘 에스폴리오(El Expolio de Cristo)'

 

 

엘 그레코의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엘 그레코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작품이 배치된 성물실은 대주교와 참사회 구성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은

관람자의 묵상,

사제의 미사 준비,

톨레도의 자부심 반영

이라는 목적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고 한다.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중앙에 배치된 예수의 붉은 옷이다. 사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그의 겉옷 색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하지 않다. 성경을 통해서도 로마 병사들이 총독관저에서 예수를 조롱할 때 어떤 옷을 입혔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일치하지 않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마태오 복음서에는 로마 병사들이 총독관저에서 예수에게 "진홍색 외투"를 입히고 조롱하였다고 전하며, 마르코 복음서와 요한 복음서에는 "자주색 옷"을, 루카 복음서에는 '화려한 옷'을 입혔다고 언급되어 있다.

 

고대 로마에서 자주색은 황제의 복식에 사용되었던 색이었다. 로마 병사들이 예수에게 붉은 계통의 옷을 입혔던 것은, 가시관을 씌우고 경배했다는 사실과 더불어 자칭 유다인의 왕이라는 예수를 조롱하기 위해서였다.

 

엘 그레코(El Greco, 1541~1614)는 그리스 크레타섬 출신으로 그리스 사람이라는 이탈리아어 '그레코'에 스페인어 관사 '엘'이 붙어 그의 별명이 되었다고 한다. 예수의 눈을 가장 선하게 그리는 사람으로 화가와 연구가들에게 평가받는 그는 스페인 매너리즘을 대표하는 화가이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 속에 표현적인 붓 터치로 묘사한 밝은 색채의 인물들과 배경, 그리고 이탈리아 르네상스 원근법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비현실적 공간 표현이 빚어내는 신비한 분위기는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에 매료되는 이유이다. 

 

중세 이래 그리스도의 수난(Passion)은 성화의 중요한 주제로 다뤄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수가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형에 처해지기 직전의 모습인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장면이었다. [*자료출처 : 박정호, 엘 그레코의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연구]

 

 

지오르다노(Luca Giordano)의 천정벽화

 

 

지오르다노(Luca Giordano)의 성물실 천정 벽화는 7년여에 걸쳐 제작되었으며, 예수의 멸시, 비방 그리고 고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예수가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형에 처해지기 직전의 모습인 엘 그레코의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이 그 절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성체현시대(Catedrals Monstrance, Custodia de arfe)'

 

 

성체현시대

 

 

'성체현시대(Catedrals Monstrance, Custodia de arfe)'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는 성체를 보관하는 곳으로 콜럼버스가 신대륙으로부터 가져온 순금 18kg과 은 183kg으로 만들어졌다. 독일 사람 '엔리케 데 아르페'가 7년에 걸쳐 금을 세공하고 조각했다고 한다. 성물실(Catedral de Toledo Sacristy)에 보관되어 있다.

 

 

성체현시대성체현시대'

 

 

'성체현시대' 하단부를 받치는 천사를 비롯한 화려하고 정교한 이미지

 

 

성체현시대

 

 

● 엘 트란스파렌테(El Transparente)

 

 

엘 트란스파렌테(El Transparente)_투명한 빛

 

 

엘 트란스파렌테(El Transparente) 나르시소 토메 (Narciso Tomé, 1690-1742)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자연 채광을 이용해 자연의 빛을 어두운 성당 안으로 끌어들여 성화 속의 천사상과 성모상을 비추게 했다. 이와 같은 건축 장식 기법을 '추리게레스크(Churrigueresque)'라고 한다. 스페인 바로크 양식의 정교한 조각과 건축 양식을 나타내는데, 극단적이고, 표현적이며, 화려한 장식 디테일이 특징이다. 추리게라(Churriguera) 가문은 17세기 말, 18세기 초에 명성을 떨친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 집안이다. 나르시소 토메는 추리게라 형제의 제자였다.

 

엘 트란스파렌테 오전 10시부터 12시 사이에 빛이 쏟아져 들어와 화려하게 조각된 재단의 형상을 비춘다.  

 

 

엘 트란스파렌테(El Transparente)_투명한 빛

 

 

엘 트란스파렌테(El Transparente)_투명한 빛

 

 

천정으로부터 자연채광을 활용해 성당 안에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스페인에서 여러 성당들을 둘러봤지만 가장 성스러운 느낌이 드는 재단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엘 그레코의 그림과 함께 톨레도 성당을 꼭 가봐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중앙(황금) 제단

 

 

톨레도 대성당_내부

 

 

톨레도 대성당_내부

 

 

27명의 장인이 4년 여 동안 예수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나무 조각들이 있으며, 주위 벽면은 모두 금으로 덮여 있다고 한다. 그래서 중앙제단 전면은 촘촘한 창살이 가로막고 있다.  

 

 

톨레도 대성당_중잉(황금)제단

 

 

● 성 그리스토로루스 벽화

 

 

여행자의 수호 성인 '성 크리스토포루스' 벽화

 

 

크리스토포루스는 '그리스도를 어깨에 없고 간다'는 뜻이다. 강을 건너는 이들을 등어 업어 건너게 해주던 일을 했던 그는 어린 예수를 어깨에 업고 강을 건너려고 했지만 한발자국도 내딛지 못했다고 합니다. 

 

톨레도(Toledo) #2_대성당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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